더는 푸르를 수 없지만
아직 마르지 않은 살이라
차거움에 호흡은 멎었지만아직 막히지 않는 물기 어린 줄기라
얼마의 때가 남았을까
저무는 노을마다 하루를 세는 날이길게 뉘어서라도 세우고 싶은 밤이라
길은 새 길이지만
가을 어느 날걸러진 햇살에물들린 산천은 그대로다
어제/오늘/내일은 다르겠지만지난해/올해/다가올해 마찬가지라사람은 낮설지만가는 길은 여전하다
타는 목마름을 가졌던가
온 곳이 어두우냐
기다림은 익숙해지지 않는다
기다렸은 기억되지 않는다
가을은 깊어가고빛바랜 잔디 그늘 그림자
시간은여전히 질문지로 남았지만누구도 묻지 않는다
다만어둑스레한 자리에익숙하지 않는 기다림은감당하기 힘든 믿음일거라
마른 잎 떨구어 흩어낸 어즈러움을싸그리 태워 조각난 기다림을 버렸건만기다림에 기억은 다시 살아 오를련가
미안하다 시간이여아직이라면내 맘대로 하여도 미안하지 않을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