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7-16
먼발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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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건넬 수도 손을 잡을 수도 없지만 내 눈길에 가득차고 세상은 뒷그림 되었다 아흔아홉 가지는 없어도 먼발치 바라볼 수 있는 한 가지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2014-07-10
여름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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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저녁이 내린다. 한웅큼 짤아 낼 듯하던 바람이 그대로 주저 앉은 여름 밤이다.
누른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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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겁던 햇볕 서쪽 산마루 넘어 저물어 가도 한낮에 더위와 아직 어둡잖은 여름 날 저녁 마당 가운데에 생풀 얹어 피우는 모깃불이라 모기가 달아 나는지 모여 드는지 알 수 없어 논에서 돌아 온 아버진 뜨락에 장화 벗어두고 어머닌 마루에서 누른국시 홍두...
2014-07-02
편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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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지 않는 것 보다 사랑하는 것이 편하다 사랑은 살아있는 이 만이 할 수 있으며 자유로움에 비롯하기에 사랑하는 것은 편한 것이라
2014-05-31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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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은 물위에 흐르고 어지러운 자국만 남긴 물가엔 소리없는 아침이 흐른다.
2014-05-26
시간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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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할듯이 내지른 빛깔이라 열흘이면 지고 말것을 한 해를 견디어 질러내다 시간이 아프다 남김은 없지만 다할 수는 없다. 하루 나절로 닫힌 시간일지언정 내 한 뉘를 쏟아 낼 지어다
2014-04-12
봄에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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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 밤 달은 비 올것 같은 하늘에 숨어 들고 바람결에 라일락 내음 스치니 그리는 포근한 봄에 밤이라
2014-04-02
벗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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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는 이 없고 부르는 이 없는 천지에 벗꽃은 흐드러지게 피었건만 내 눈에 너절한 종이 가루 같다
2014-03-29
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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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린다. 봄비라 한다. 비젖은 참꽃 사람 맘 같이 짙어져 있다.
2014-03-28
아침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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씻기도 귀찮을 정도로 고요한 아침 그래, 아무것도 하지않음이 결국은 내가 가지는 시간이라 나 시간에 머물지만 시간은 내게 머물지 않아 또 하루를 비우든 채우든 가고 말겠지 그렇게 가고마는 시간에 인연은 흔적마저 희미해져 지난 가을 시들은 풀잎이...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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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하나 봄은 이만치 왔는데 어이하나 꽃은 저만치 피었는데
2014-02-23
봄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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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온다 봄이 오면 겨우내 잠들었던 나를 찾아 헤매인다 봄날에 헤매이다 문득 망울져 기다리는 꽃잎에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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