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06-10

형의상학이였다

1996.06.10.
한들

 

초저녁 선잠이
이밤을 날로 세운다.

취기에 기대어 누우려는 심사 헛되이
간절한 절반의 생이 다시 살아 오른다.

다시 살아도 곱절의 시간인데
지워지지 않는 건
간절함이였다고만 할 것인가

가뿐 호흡을 이어갈 이에게
소식 전하진 않겠다 그리고
듣지 않겠다

남은 시간
곱절의 시간이 또 곱절이 되면
내 알 수 없지만

형의상학이였다.



1994-04-15

친구


세월은 우리와 벗하지 않은 듯

저만 홀로 가
나 사람됨을 우습게 여기는 같아

짧은 세월 이야기 많은 인생
원래가 그랬는 거 처럼
우리는
저마다의
환경이라는 생활을 조성하고
주어져 고를수 있는 시간이 아니라
주어져 치러야 할 시간만이 남아져 가고
사람의

풍화된 비석에서 떠온 탁본에서 모습은 풍화 되어 가고 있다.

아 옛날 돌에 새길 글귀를
생각해내던 시절을 우리는 기억 할 수 있다.

선택의 여지가 있는 인생
이제도 부정하고 싶지 않지만
그러나
너무 버려놓은
인연의 전이 많아
제무게 못이겨 땅속 깊이
파고드는 지게 작대기 같은 몸

1985-12-27

한마디 변변찮게

 긴 時間 

마냥 이 瞬間이언만
저 멀리 아득한데로 미쳐 있는 듯
停止한 時間을 돌이켜 본다
그 時間은 언제나 거기에 있건만쌓이는 모래톱처럼
다가오는 삶의 물결에
파묻힌 시간은 자꾸만 모래의 무게를 느낀다.
저 바닥, 그 먼 곳으로 떠난 뒤化石이 되어 돌아 오려나
한마디 변변찮게 읊은 사랑
이밤도 못내 가슴에 한이 되어 피 눈물을 고운다.

 

敗殘이 그 全部인 나의 實存을
自責하면서 서러움은 끝내 물리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