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1-28

고도 7000m

 구름이 솜털되어 하늘을 드리웁니다

고도 칠천미터 아래에서 참말입니다
하이얗게 피어나 내맘을 드리웁니다

칠천미터 하늘에 구름되어 흩날려도
하이얀 그리움에 드리워지는 몸입니다
햇살은 언제나 머리위에 있습니다

비켜가는 거짓이라 해도 기꺼이 마주하며
칠천미터 아래 허공에 던져지더라도
나는 햇살 가득한 구름위에 드리울 것입니다



2008-01-27

젖은 겨울

 겨울비 젖은 마당

자고나니 서리발 맺히고
거름무더기 위에 김이 서린다

겨드랑에 스미는 알싸한 바람에
잡스러운 것들을 죄다 털어내면
더 오롯이 따스한 품이라

나의 숨결 서린 김에 함몰되고
하이얀 입김 나의 청각을 일깨우니
잠들 수 없는 영원에 서린다



2008-01-25

달리하는 공간에 있으니

 너로 말미않는 것 이라면 그만두어라

시공간이 같음은 스치는 발길일 뿐
나로 말미암은 시간은 달리하는 공간에 있으니
무엇으로 함께이겠는가

머물렀던 강은 건넌지 오래
남김업는 시공간에서
나로 말미암음이 아치랍다



들이 된 산

산이였다
들을 가로지르고 강 건너
한번도 넘어보지 못한 산이 있었다

들녁에 흐드러진 꽃과 달리
산넘어 고운 꽃이 피었을 꺼라
가을 노을빛 물들 땐 그 꽃빛이라 느꼈다

쥐불놀이 하던 들녁 아파트숲 이루고
가끔은 노을 빛에 눈시울을 적시울 쯤
문득 돌아 보니 난 어디에 와 있는 것일까

산은 내게 길을 열었고
내 놀던 들녘은 어둠에 사라지고
꽃은 사그러져가는 불길에 던지웠다

산은 사라지고 들은 닫혔다
나는 어디 무엇을 바라야하나

2008-01-17

헤아리는

시간을 헤아린다

천년만년 헤아릴 듯

아니 백년도 못될 시간에
이 마저 달리하는 시간에
스치는 오늘은 덧 없어라

오늘이 지나고
내일을 담보할 수 없는 기다림에
오늘은 헤아릴 수 없는 시간이라



2008-01-15

질척이다

언 땅에 비 내리고
녹아 내리는 건 얼은 땅 뿐이랴
켜켜이 쌓인 세월이
비와 흙이 하나되어 질척인다

질척임은 불편이라!
젖지 않을 방법은
속절없는 시간되었고

결국 맨몸으로 굴러 온
머물지 못할 인연은
찢어진 깃발되어
겨울 바람에 나부낀다



2008-01-10

비취

 





2008-01-08

너를 돌아본다

너를 돌아본다

천년 생각에 백년도 못채우는 시간에서조차
한순간 일 수 밖에 없는데

마른잔디에 겨울 햇살이 따사로운 무덤엔
전에도 그랬고 천년 후에도 그럴 것이지만
내 가진 여린 햇살로 나는 기억할 것이라



2008-01-07

시스템 에러(System Error)

 사람의 한뉘에 새기지 못한 것

어제에 만난 일
오늘에 엮은 마음
내일에 다 새기질 못하고
오늘을 잊으려한다

어둔 겨울 들판 저멀리
나를 위한 흐느낌이 있을지라도
내가진 그리움만 생각할뿐
나는 느끼려하지 않는다

내가 누군가를 새기듯
누구인가 나를 새길듯한 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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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1-06

하류

 누군가에게 알아채인다는 건

누군가로부터 새겨진다는 건
사람이 있는 모습이런가

그가 어떠한 모양으로 알 것인가
너가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내가 이렇다 하지만

너 또한 내게 말하는 것도
나 역시 말했던 것도

가람에 흐르는 물 소리처럼
이 밤에도 흐르고 있을꺼라

우린 어떤 모습으로 흐를꺼나
드넓은 가람에 바람 한 점 없다



2008-01-05

철새의 먹이

 바라는 건

입으로 채워지는 것이 아니요
가슴으로 채울려는 것도 아니라

겨울 노을빛 길게 물드는 하늘에
기약없는 철새 한무리
나는 잡아다 구어먹고 싶은 것이 아니랍니다

비어있어도 채울 수 없는 바리
아니 이미 달리 채워져 더는 쓸 수 없으며
비어내지 못함으로 욕심내지 못합니다

차라리 내가
오다가다 들판에 떨어진 이삭이 되어
혹독한 겨울 철새의 겨울나기가 되고 싶습니다



2008-01-01

새해

 나눔으로 비롯되다

이름함도 나눔이며
새해라함 나눔이라

나눔으로 이천팔년
나눔으로 이름함은
나에게는 부질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