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3-19

아버지

 열네달 전 부푼 배가 쥐어짜는 통증에는 그나마 홀로 가눌 수 있었다 

기능성 소화장애…낫게할 수 있는 약은 없다 
그저 완화된 통증만을 기대하며 
지난 여름 워낙에 헐은 곳 많아 그러려니 한 종기 하나가 
가을 지나고 커져 피고름 쏫아내어 
불가능할 것 같은 전신마취 견디면 떼어낸 결과 
피부암이였다…잔존하는 건 방법없다 

설쇠고 더욱 떨어진 기력은 
마려워도 나오질 않는 벌써 일주일 
그 답답함을 아니 모른체 할 수 있으랴 
오랜 질병휴유로 형체 무너진 손발이  
다시금 부어 오르고 야윌대로 야윈 
살갖이 헐어 팔꿈치 뼈를 스치우는 통증에 
더 이상 일그러질 표정도 잃은 얼굴에 
홀로 지을수 있는 건  
가득 고인 눈물 뿐이런가 

보청기 볼륨 아무리 높혀도 알아 들을 수 있는 말 몇 안되고 
혼자만의 말씀만 되뇌인다 
나 죽거든…… 

골다공증과 뇌경색 휴유증을 있는 어머니의 간병은 
기도의 힘마져 지칠대로 지쳐가고 있다 

어떠한 경우에도 
살아 있다는 것을 축복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