穀雨지난 이레인데
옷깃을 여미어도 가슴팍으로 스미는 싸늘함으로
밤늦도록 적시는 소리
헤어지고 다시 돋은 푸르름에도
가녀린 가슴앓이를 지울 수 없어
이 밤 내 숨결 끝자락마저 적시도록
봄비에 뉘이고 싶다
현대과학을 유럽의 사유 방법으로 설명하면 우주의 처음 기원이 빅뱅이고 빅뱅의 대폭팔로 무한히 팽창하여 가는 것이 우주공간이라고 설명을 한다. 이 이론의 보완적인 설명으로 수축하는 공간의 블랙홀의 설명도 결들이고 있지만, 이러한 유럽의 우주관은 근본적으로 시작과 끝을 단위로 놓고 생각하는 방법에는 예나지금이나 큰 차이 없다.
그리고 이러한 가치관은 사물을 생성할 때도 순서 있게 처음부분과 끝부분으로 나뉘어 상당히 합리성 있게 보이는 듯하다. 그래서 앞과 뒤 과 같을 수 없으며, 위와 아래가 같을 수 없으며, 왼쪽과 오른쪽이 같을 수 없다메소포타미아-그리스-유럽기독교-현대철기본적인 틀은 ‘선’과‘악’의 이분법이다. 그리고 지나 또한 ‘음’과‘양’의 이분법에서 비롯된다.
그리고 또 한가지 선과악이 음과양이 있으므로 시작에서 끝으로 진행되는 시간성을 가지고(始原)있다.
이와 다르게 한국의 사고의 근본적인 틀은 삼분법이다.
세계 어느 겨레에서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사고의 틀을 가지고 있다. 그럼 무엇이 삼분법이냐고 묻는다면, 아직 삼분적인 사고를 체계적으로 사상철학화를 완성한 단계는 아니지만, 사상을 엿볼수 있는 우리겨레의 언어에서 그 예를 찾아 볼 수 있다.
그 예로서, 단군조선의 역사적 사실을 신화화 과정에서 한인.한웅.한검의 삼위일체적 신관(발해시대에 로마에 영향을 주어 기독교 삼위일체 신관 정립에 기여함), 천부인 3개, 칠을 세 번 더한 수를 21일이라 하지 않고 삼칠일이라 하는 것, 무엇을 해도 세 번은 해야 한다는 등, 고구려의 삼족오(三足烏) 문양, 삼태극, 네거리보다 삼거리를 선호하며, 가장 선호하는 숫자가 3이라는 것도 단순히 우연한 일은 아니다. 이러한 ‘삼’에 대한 집착은 인근 지나(중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모습으로 지나의 사상적 배경과는 분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나라에는 국호(國號)가 있으며, 기업,가게에는 상호(商號)가 있다.
그리고 가정(家庭),집안에는 택호(宅號)가 있다『뱀이 여자에게 물었다. ‘하나님이 너더러 이 동산에 있는 나무열매는 하나도 따먹지 말라고 하시더냐?’ 여자가 뱀에게 대답하되 “아니다 하나님께서는 동산안에 있는 모든 나무열매를 먹을 수 있으나 죽지 않으려거든 동산 가운데 있는 나무열매 하나만 먹지도 말며 만지지도 말라하셨다. 뱀이 여자에게 이르되 너가 결코 죽지 아니하리라』( 창세기 3:1-4)
인류 최초의 갈등과 혼란이 비롯되는 모습이다
“하나도”와 “하나만”으로 상반될 수 있는 “하나”의 의미는
태초부터 현재까지 철학의 가장 중요한 문제로 있다.
예를 들어 뱀이 여자에게 ‘하나님이 동산안에 있는 나무열매 가운데 한 나무만 먹지 말라
고 하더나?’ 라고 물었다면, 여자의 대답은 ‘그래’하고 짧게 끝나버리고 더이상 뱀은 여자
에게 말 갖다 붙일 빌미가 없어 대화는 끝나버리고 여인의 갈등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뱀은 여인에게 “하나도”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듣기에는 ‘하나(one)’로 들을 수
있지만, 동산안에 있는 모든 나무열매를 포함하는 ‘하나(many)’라는 개념이기도 하므로
여자는 이에 대하여 반론을 제기하였고, 반론은 다시 논쟁이 성립되고
여자는 이미 ‘하나도’와 ‘하나만’의 개념의 혼동에서 스스로 의문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뱀의 제안에 동조하게 되면서 인류의 ‘원죄’는 시작된다.
그리고 인류는 아직 ‘하나’의 해답을 얻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