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0-23

가을_2013

빛깔 물러진 들풀에

흘렀던 꽃잎 잊었나
아쉬움은 늦은 때라

오고 감이 몇회이냐
떨친 잎파리만 해도
아쉬움은 없을 껀데

봄빛의 새김을 담은
흘러간 꽃잎의 자국
철지나 다시 볼꺼나


2013-10-12

땅거미

햇살이 살찐 들녘에 일찍이 다달았으면

노을이 질 때까지 더 많은 노래할 것을
땅거미 잦아들고 때는 저물었는가

바람에 밀리는 억새밭 언덕에 달 비치니
어둔 밤 사람의 길 멈추는 것만 아니다
멀리 수평선 고기잡이 불빛 이제부터라

파도가 닿은 마을엔 해야할 노래 많으니
새벽이 이를 때까지 고기잡은 배 맞으며
우리는 저물수 없는 오늘을 이어 가리라


2013-10-05

익어가는

 인적없는 강물은 영원같고

강바람은 잠깐에 기댐이라

한걸음 물러서면 억겁을 달리하고
한걸음 다가서면 순간에 불살러라

욕심에 둘 수 없어
선물처럼 감사하여
바램은 평온 뿐이라

물기어린 숨결은 허덕이는 시간되고
욕심은 쓸쓸한 체념이 되어

그 아닌 느낌 아는 건
쓸쓸함도 익어가는 넉넉함이라



빤질한 감

약 한번 제대로 치지 않아

어떤 놈은 푸르 딩딩하고
어던 놈은 노오랗게 빤질거리나
감꼭지 나방 덕에 점점이 상하다

여름 내 그늘 지었던 이파리
너저분이 떨어내어 하늘을 틔우고
아직은 마른 가실 햇살이라
떨구어 물러 터진 홍시
시큼한 햇살을 타고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