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비 내린다
비는이미 허옇게 죽은 들뫼에짙은 빛깔로 스며든다
그저 가벼움만으로흔들림마저 잦아드는 때결에
기울어진 햇살에 긴 그림자
멍든 잎 애처론 빛깔의 가을이라
가을은 불현듯 오지 않았다누군가 오랜 기다림으로 열어둔 곳에찬 이슬에도 더욱 짙은 국화처럼
여름내 쑥대같은 국화가저토록 노오란 빛일줄이야국화의 필연이였다
내 무딘 시선에도 꺼리낌없이홀로 향기 품은 국화이제에 나 너에게 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