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09-09

변종이 되고 싶다

 

 

露가 지나고 이틀

잠 못드는 이의 귓가에는 아직 가을이 이른데

가을엔 뀌두라미 울움 뿐이더냐

온갖 잡벌레 소리 잠들고 싶은 이의 안면방해가 심하다.

그래, 세상이 변하니

풀벌레인들 변종이 없으랴

뀌뚜라미 사촌도 있을 꺼고

뀌뚜라미 오촌도 있겠지

오늘을 사는 나

나도

변종이 되고 싶다

1998-04-05

춘야(春夜)

가만이 있어도 서글픈 때이거늘

뒤뜰에 桃花 빗물에 떨구니
님께서 허락하신 밤
千年의 기억인 듯 아득하오

살아선 다시 못 볼 그림이기에
달도 없는 이 밤
그대 땅속의 시간이
내 호흡으로 살아 오른 듯 하오

열기 가득 내 호흡을 가누던 그 숨결
사람 없는 밤거리에 지금
물기 흥건한 흙내음으로부터
다시금 일듯 하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