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04-05

춘야(春夜)

가만이 있어도 서글픈 때이거늘

뒤뜰에 桃花 빗물에 떨구니
님께서 허락하신 밤
千年의 기억인 듯 아득하오

살아선 다시 못 볼 그림이기에
달도 없는 이 밤
그대 땅속의 시간이
내 호흡으로 살아 오른 듯 하오

열기 가득 내 호흡을 가누던 그 숨결
사람 없는 밤거리에 지금
물기 흥건한 흙내음으로부터
다시금 일듯 하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