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2-20

불안

 잠들수 없는 시간

무엇할 까닭 없는 시간
남은 시간 정할 권한 우리에겐 없어
하루하루 헤아리는 시간

몰아쉬는 한쉼에
팔십년이 한 순간마냥 갔다 왔다
끝에 대한 불안은 끝없이 이어간다

겨우내 차가운 강가에 촉새풀 싱그러운 때도
장마비에 물고트다 흠뻑 젖은 때도
나락 수북히 실은 구루마 위에서 바라보던 서녘 노을진 때도
마른 흙덩이 먼지 흩날리는 보리밭 서래위에 나를 앉혀 두었던 때도
팔십년의 한켠에 묻어 있어 그리움이 되겠지

어찌 가실거나
어찌 보낼꺼나
나도 절반을 훌쩍 넘긴 때인데
아직 이 모양이니

아직은 건강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