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7-10

누른국시

 뜨겁던 햇볕 서쪽 산마루 넘어 저물어 가도

한낮에 더위와 아직 어둡잖은 여름 날 저녁

마당 가운데에 생풀 얹어 피우는 모깃불이라
모기가 달아 나는지 모여 드는지 알 수 없어

논에서 돌아 온 아버진 뜨락에 장화 벗어두고
어머닌 마루에서 누른국시 홍두께로 밀어썰고
집안엔 누른국시 삶는 냄새 그지 없이 좋았다

몇 십년이 지나
모깃불도 홍두께도 누른국시 찾을 데 없어지고

누른국시 짜투리 한 줌 떼어 불섶에 구어먹던
그 맛이 피자 맛이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