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11-01

학교에서 1

강어귀 들판부터 한두 조각 비어내는 들판은

십일월 초하루의 햇살에 무르익은 가을을 동아리듯

허전함 빚고


간밤에 제 몸을 다 떨어

좁은 운동장을 노랗게 물들인 은행나무 아래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잦아들고


퇴근무렵

하루를 마감하는 녹녹함 보단

손가락 사이로 스치는 바람처럼

허허로움만 길게 뉘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