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어귀 들판부터 한두 조각 비어내는 들판은
십일월 초하루의 햇살에 무르익은 가을을 동아리듯
허전함 빚고
간밤에 제 몸을 다 떨어
좁은 운동장을 노랗게 물들인 은행나무 아래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잦아들고
퇴근무렵
하루를 마감하는 녹녹함 보단
손가락 사이로 스치는 바람처럼
허허로움만 길게 뉘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