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3-18

돌아볼 수 없음이라

 얼음깨고 씻은 얼굴에 참바람 몰아치던 시간은 갔다

장대비 쏟아지는 밤에 취한 몸 가누지 못한 때는 버려졌다
연두빛 파르라니 추위에 떨던 새싹처럼
내 가녀린 시간은
모판에서 찢겨져야 잘 살 것 같아
이양기에 찢겨진 포기 처럼 찢어진 세월은
가실걷이에 이르를 시간인데

불러도
돌아볼 수 없음이라

내게 남겨진 건
얼마간의 남은 시간 후
흔적으로만 기억될 그루터기엔
내 가녀린 시간의 기억은 없을 것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