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0-23

켜켜이 재워

인적 없는 동네 어귀 넓은 길에

한 개비 지푸라기마저도 바람에 쓸리고

비닐 들판 저 멀리 낮은 산허리에
시월의 해는 힘없이 드리울 때.

안산 밭 덤불엔
빛바랜 갈잎은 지난 밤 내린 비에 씻기어
후미진 골에 켜켜이 재워 진다

한 숨 한 숨 더하여 흐른다는 건
부여잡을 것 없어 두려움에 떠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