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9-05

살아 남은 자

 내것이 아닌 것으로 나를 증명하여야만

살아 남을 수 있는 시대

제 목 위에 얹힌 입은 침묵하고
남 모가지에 얹힌 말로 해야만
제 머리가 붙어 있는 시대

제국의 마지막 몸부림은
끝내 쓰러지고

옆집 아저씨 손잡아 일어 선다지만
사람 모가지 위엔 제국은 간데 없고
민국은 아득하다.
옆집 아저씨와 앞집 도둑은 이웃일 뿐
여전히 살아남는 문제는

무엇을 침묵하여야 하는지
무엇을 증명하여야 하는지
살아 남은 자는 알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