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2-18

바람 조각

 한 조각 바람이 씻겨간

골 깊은 고요는 태고인듯 한데
알피엠 이천사백 엔진소리로 흐른다

한 나절 때가
녹아내리는 봄눈 보다 짤디 짧지만
마른 저수지에 한 웅큼 길러 넣듯
겨를을 채우나니

좀 더 시절을 더한다면
참 편한 삶이라 여길만한데
차창에 흐르는 봄비 젖어들듯
씻겨가는 바람에 기다림만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