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07-19

산비

해질녁이라 생각되는 어둑한

하늘은 시각을 알수 없다.

오리나뭇잎에 묻은
빗물은 바람에 다시 뿌려지고 있다.

산아래 집은 먼데
신발은 질퍽이고 있다.

입술까지 새파랗게 젖게하는
비에 나는 느끼고 있다.

삼십년이 묻어가도
느낄수 있는 비는
따스한 구들목이 있다.



1996.07.19.

1996-06-10

형의상학이였다

1996.06.10.
한들

 

초저녁 선잠이
이밤을 날로 세운다.

취기에 기대어 누우려는 심사 헛되이
간절한 절반의 생이 다시 살아 오른다.

다시 살아도 곱절의 시간인데
지워지지 않는 건
간절함이였다고만 할 것인가

가뿐 호흡을 이어갈 이에게
소식 전하진 않겠다 그리고
듣지 않겠다

남은 시간
곱절의 시간이 또 곱절이 되면
내 알 수 없지만

형의상학이였다.



1994-04-15

친구


세월은 우리와 벗하지 않은 듯

저만 홀로 가
나 사람됨을 우습게 여기는 같아

짧은 세월 이야기 많은 인생
원래가 그랬는 거 처럼
우리는
저마다의
환경이라는 생활을 조성하고
주어져 고를수 있는 시간이 아니라
주어져 치러야 할 시간만이 남아져 가고
사람의

풍화된 비석에서 떠온 탁본에서 모습은 풍화 되어 가고 있다.

아 옛날 돌에 새길 글귀를
생각해내던 시절을 우리는 기억 할 수 있다.

선택의 여지가 있는 인생
이제도 부정하고 싶지 않지만
그러나
너무 버려놓은
인연의 전이 많아
제무게 못이겨 땅속 깊이
파고드는 지게 작대기 같은 몸

1985-12-27

한마디 변변찮게

 긴 時間 

마냥 이 瞬間이언만
저 멀리 아득한데로 미쳐 있는 듯
停止한 時間을 돌이켜 본다
그 時間은 언제나 거기에 있건만쌓이는 모래톱처럼
다가오는 삶의 물결에
파묻힌 시간은 자꾸만 모래의 무게를 느낀다.
저 바닥, 그 먼 곳으로 떠난 뒤化石이 되어 돌아 오려나
한마디 변변찮게 읊은 사랑
이밤도 못내 가슴에 한이 되어 피 눈물을 고운다.

 

敗殘이 그 全部인 나의 實存을
自責하면서 서러움은 끝내 물리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