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百露가 지나고 이틀 잠 못드는 이의 귓가에는 아직 가을이 이른데 가을엔 뀌두라미 울움 뿐이더냐 온갖 잡벌레 소리 잠들고 싶은 이의 안면방해가 심하다. 그래, 세상이 변하니 풀벌레인들 변종이 없으랴 뀌뚜라미 사촌도 있을 꺼고 뀌뚜라미 오촌도 있겠지 오늘을 사는 나 나도 변종이 되고 싶다 |
1998-09-09
변종이 되고 싶다
1998-04-05
춘야(春夜)
가만이 있어도 서글픈 때이거늘
뒤뜰에 桃花 빗물에 떨구니
님께서 허락하신 밤
千年의 기억인 듯 아득하오
살아선 다시 못 볼 그림이기에
달도 없는 이 밤
그대 땅속의 시간이
내 호흡으로 살아 오른 듯 하오
열기 가득 내 호흡을 가누던 그 숨결
사람 없는 밤거리에 지금
물기 흥건한 흙내음으로부터
다시금 일듯 하오
1997-12-22
사금(砂金)의 시간
물길에 흩트러지는
기억 못할 언저리에 쌓여가는질량감
속에
희멀건 햇살을 헹궈
추스리는 오늘은
砂金의 시간.
금이야
무엇을 우리로 하나
둥그리지 못 할 한뉘에
오늘을 만나고
다시 흘리는 타인을
멀리
금빛은 햇살에 박히고
강바닥에 꽂힌 내몸이야
물결에 거르고 씻기고 있다.
여전히
1997-12-08
1997-01-21
산자의 호흡
오늘은 살아있음은 생명과의 만남 산자의 호흡처럼 시간과 기억은 어수선한 세월은 |
1996-07-19
산비
해질녁이라 생각되는 어둑한
하늘은 시각을 알수 없다.
오리나뭇잎에 묻은
빗물은 바람에 다시 뿌려지고 있다.
산아래 집은 먼데
신발은 질퍽이고 있다.
입술까지 새파랗게 젖게하는
비에 나는 느끼고 있다.
삼십년이 묻어가도
느낄수 있는 비는
따스한 구들목이 있다.
1996.07.19.
1996-06-10
형의상학이였다
1996.06.10.
초저녁 선잠이 취기에 기대어 누우려는 심사 헛되이 다시 살아도 곱절의 시간인데 가뿐 호흡을 이어갈 이에게 남은 시간 형의상학이였다. |
1994-04-15
친구
세월은 우리와 벗하지 않은 듯
풍화된 비석에서 떠온 탁본에서 모습은 풍화 되어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