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이면 지고 말것을한 해를 견디어 질러내다
시간이 아프다
남김은 없지만 다할 수는 없다.하루 나절로 닫힌 시간일지언정내 한 뉘를 쏟아 낼 지어다
씻기도 귀찮을 정도로 고요한 아침
그래, 아무것도 하지않음이 결국은 내가 가지는 시간이라나 시간에 머물지만시간은 내게 머물지 않아또 하루를 비우든 채우든 가고 말겠지
그렇게 가고마는 시간에인연은 흔적마저 희미해져지난 가을 시들은 풀잎이 새봄 새싹에사그러져가듯 사라지겠지
바람이 불면 바람이 부는대로강물이 흐르면 흐르는대로욕심도 그리움도 던져두고내 채워도 비워도 가고마는하루를 버티어 가겠지
봄이 온다
어제 죽은 이가 그렇게도 바라던 오늘이라지만죽은 이가 하루 더 살아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파도란 바닷물이 타의에 의한 흔들림이다.
우수 지난 이월
갯가에 새벽 바람이 차다
바람에 뭍은 비린내가술 취한 아침을 깨우니천만번 오고가는 항구에 꿈처럼언제라도 감싸이고픈 약속이라
겨우내 서릿발로 꼿꼿하더니우수(雨水) 지난 비에 눅눅하다
사각거리는 대숲엔 늦겨울 시린 바람 밀려나고귓볼 간지런 바람 찾아든다
그토록 찢어지게 너덜한 겨울은 가고봄 날에는 분홍 빛 만으로도넉넉한 그리움으로 채워 지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