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3-04

쓰라리다

 바람에 쓸리고 추위에 말리어

빈들에 저 홀로 버팀이
차라리 홀로이기 다행이거늘

쓰라림은 사르지 못할 유업이기에
창백한 시간 끝모를 앓음이라

숨이차는 하루 내일에 넘기지만
결정권 밖의 내일이기에
내미는 손 누구인들 반가울수만 하랴

아니라

청산하지 못한 건 내미는 이도 마찬가지
사르지 못할 것처럼 버리지 못한 유업은
빈들에 홀로 버티는 이의 호흡이거늘
창백한 시간에 건지지 못하는 이의 쓰라림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