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3-13

흙냄새

 쓰지 않는 힘줄은 시들고

시든 힘줄을 움직이려니
아푸다

기지개를 켠다
내 삶에 쓰지 않은 즐거움은
쓰지않아 아푸다

아닌 즐거움에 그릇됨은
채워진 허물이 되고
돌이킬 수 없는 건
내 이미 길들린 숨결이라

즐거움은 다시 없다
쓰지 않은 힘줄의 아품만 채워지고
거슬을 수 없는 흐름에 나는 내려간다

그래도 그래도
봄날이 다시 와 기지개를 켜며
보풀한 흙내음에 나는 다시 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