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한 것도 없는
때론 지독한 존재감으로
때론 꺼질듯 초라함으로
그래
초라함도 존재감도
전제는 관계
나는 무엇과 관계인가
결국
내 이기에 관계라
내 이기가
관계에 이익으로 부합함이라
하늘은 저 만치 흐려 흘러 가고
마을엔 아이 울음 소리 끊어지다
내 시간을 말려서 기억을 팔아오리
구름은 헬수 없는 무게로 실리고
들리지 않는 소리 언제 다시 들을까
겨우내 서릿발로 꼿꼿하더니
우수(雨水) 지난 비에 눅눅하다
사각거리는 대숲엔
늦겨울 시린 바람 밀려나고
귓볼 간지런 바람 찾아든다
그토록 찢어지게 너덜한 겨울은 가고
봄 날에는 분홍 빛 만으로도
넉넉한 그리움으로 채워 지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