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4-03

되새김

 지나쳐 온 길

문득 기억에서마저 묻힌 것들
끄집어 보아도
되새김할 수 없는 게 사람 시간이라

한여름 땡볕에 너울대던 활엽수는
바람에 쓸려가는 가을은
마른 잔디위에 가녀린 햇살은
천지에 널브러진 이 봄밤 꽃길과 더불어 다시금 흐르는데
나의 시간은 되새길 수 없음이라

겨우 몇십년을 퇴적한 때가
이리도 아득하니 그리움이라하고
되새려는 것 조차 어려움은
죽음이 갈라놓은 시간안에서
살아있는 시간은
버둥대는 생존 조건이라 치부하고
나는 또 하루를 안위하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