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4-16

세대(世代)

 몇 천년을 해 왔을

마을 가운데 샘에서 물 길어와
불때어 밥짓고 방 뜨세던 때를
기억한다

밥 다됬다고 말까지 하는 밥솥에
언제든 뜨신 물 내어 놓는 심야보일러
길어도 이삼십년으로 기억한다

마을에 구십은 넘었을 아지매 한분
세상 비어릿다한다

영정은 불때던 시절을 아득히 익지만
삼심년 벌어진 풍속에 낮설은 상주뿐

낮선 상주들 굳이 족보를 더듬으니
250년전 한 할아버지에 이르지만

나 역시 200여년의 시간 기억 못한다
아니, 삼심년 달리하는 풍속에
공유할 수 있는 기억조차 몇 이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