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1-05

철새의 먹이

 바라는 건

입으로 채워지는 것이 아니요
가슴으로 채울려는 것도 아니라

겨울 노을빛 길게 물드는 하늘에
기약없는 철새 한무리
나는 잡아다 구어먹고 싶은 것이 아니랍니다

비어있어도 채울 수 없는 바리
아니 이미 달리 채워져 더는 쓸 수 없으며
비어내지 못함으로 욕심내지 못합니다

차라리 내가
오다가다 들판에 떨어진 이삭이 되어
혹독한 겨울 철새의 겨울나기가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