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선 넘어가는 푸르른 청보리
시간을 낙인하고 바다로 달린다
웃음 띤 향기 너울에 스며드니
따스한 소리 손끝에 젖어든다
다시 저 바다에 어둠살 드리우고
창백한 항구 가로등 빛에라도
모른채 할 수 없는 미소라
소유 끝은 느낌이려니
나
바다를 소유하다
존재 모습은 마주함이니
내가
여기 있다
지평선 넘어가는 푸르른 청보리
시간을 낙인하고 바다로 달린다
웃음 띤 향기 너울에 스며드니
따스한 소리 손끝에 젖어든다
다시 저 바다에 어둠살 드리우고
창백한 항구 가로등 빛에라도
모른채 할 수 없는 미소라
소유 끝은 느낌이려니
나
바다를 소유하다
존재 모습은 마주함이니
내가
여기 있다
이른 오월 늦은 밤
어느 때 들리는 소리인가
마을 앞 도랑은 복개되고
들판은 비닐 빈 곳 없이
못자리 물논은 없다
골짜기에 남겨놓은 저수지
그 먼 곳임에도 저리 시끄러운 건
달라진 시간
달라진 세월에도
죽을 수 없이 살고자함이듯
어느 때도 이 때에도
지니고 싶은 건
오월의 푸르름같이
다시 돋아 갈 삶이라
달은 기울었고
약간 포근히 이는 바람에
뒤안 뜰 스산한 대숲 어둠을 흔들어
내게 자욱한 시간을 내어준다
이대로라면 피곤도 미루어 세울
소유가 내 알뜰한 삶이라
캄캄한 뒷산
할아버지 할아버지 때 부터 땀 흘렸던
산 중턱 밭에 벌써 소우쩍 소리
나를 아득한 시간으로 내몬다
내 땀도 마른 이백년 지날 쯤
소쩍새는 여전히 울꺼라
몇 천년을 해 왔을
마을 가운데 샘에서 물 길어와
불때어 밥짓고 방 뜨세던 때를
기억한다
밥 다됬다고 말까지 하는 밥솥에
언제든 뜨신 물 내어 놓는 심야보일러
길어도 이삼십년으로 기억한다
마을에 구십은 넘었을 아지매 한분
세상 비어릿다한다
영정은 불때던 시절을 아득히 익지만
삼심년 벌어진 풍속에 낮설은 상주뿐
낮선 상주들 굳이 족보를 더듬으니
250년전 한 할아버지에 이르지만
나 역시 200여년의 시간 기억 못한다
아니, 삼심년 달리하는 풍속에
공유할 수 있는 기억조차 몇 이나 있을까
구름이 머금은 물 늘 이지만
1미리 내림도 마땅함이 있어야 한다
비 내릴지 아닐지
마음써 보는 이는 안다.
가끔은
봄 햇살에 댓닢이 반들거리는 나절
나는 그 마음 쓰임을 알지 못한다
왜 일까
하는 건 부질없는 바램일 수 있지만
1mm 증발의 아쉬움은
어느 때 일러 알 수 있겠나
지나쳐 온 길
문득 기억에서마저 묻힌 것들
끄집어 보아도
되새김할 수 없는 게 사람 시간이라
한여름 땡볕에 너울대던 활엽수는
바람에 쓸려가는 가을은
마른 잔디위에 가녀린 햇살은
천지에 널브러진 이 봄밤 꽃길과 더불어 다시금 흐르는데
나의 시간은 되새길 수 없음이라
겨우 몇십년을 퇴적한 때가
이리도 아득하니 그리움이라하고
되새려는 것 조차 어려움은
죽음이 갈라놓은 시간안에서
살아있는 시간은
버둥대는 생존 조건이라 치부하고
나는 또 하루를 안위하고 만다
먹음으로 배부름은
채워짐을 알 일이다
더 많이
더 멀리
더 열심히
시간에 달리는 것들
시간에 썩을 뿐이라
달리는 시간
새무리 마냥
집단의 움직임에
자신의 안위를 맡길 수 밖에 없는
불안의 원천이 있기에
시간에 달리고
시간에 새겨짐은 비었다.
호흡함에 안아프다면
견딜만한 여유일지니
여기
이미 채워졌으니
시간에 더는 채우려 말고
오늘을 새기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