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 저녁 처음 보았던 너라
날 새고 뭇별들이 밀려나고
햇빛에 너도 볼 수 없었구나
하지만 잊은 듯 하루가 저물면
내 뜰에 다시 별이 되어 이르겠지
정작 밤에 지고 낮에 뜨는 별이라
빛과 함께하지만 그 빛에 볼 수없구나
엊 저녁 처음 보았던 너라
날 새고 뭇별들이 밀려나고
햇빛에 너도 볼 수 없었구나
하지만 잊은 듯 하루가 저물면
내 뜰에 다시 별이 되어 이르겠지
정작 밤에 지고 낮에 뜨는 별이라
빛과 함께하지만 그 빛에 볼 수없구나
바다에 달빛조차 숨죽여 젖어든다
그리고 잔잔히 너울되어 밀려와서
차라리 눈감으면 파도소리 이른다
달빛이 아니어도 그 모습 그리워
여전히 발길은 파도되어 찾아드니
어두운 바다는 아늑한 소리 이르고
밀려드는 파도는 하얀 달빛을 실어
향기로운 입김에 젖어드는 그림은
천년으로 갚아도 교환할 수 없어라
꽃들이 흩어지고 눈발이 흩날리 제
화본리 찾아드니 님 자취 예스러워
님이여 이제 만나 남은 길 함께가자
오는 길 돌고 돌아 어이할 수 없어
휑한 대합실 한 켠 이제사 마주하니
짤려간 시간에 미련 버리고
남겨진 시간엔 함께 기다리자
아직 마지막 기차가 남았으니
문득 우린 만났지요
나뭇잎 물드는 그때
그뿐 함께는 없지요
다시 문득 만났지요
차 한 잔에 여유처럼
너울지는 바다 같이
만나야 할 까닭없어
우린 찾지 않았었죠
우린 문득 만나니까
세상에 태어나 사는 것
문득 주어진 인생사 듯
우린 끊어질 수 없겠죠
우리가 살아 가는 시간
문득 만날 날은 있겠죠
늦은 아침 허기지다.
가득찬 냉장고엔
우유가 한달이 지나고
밑반찬은 윤기 잃었다
깻잎은 시들어 썩는다
손에 잡히는 게 없다.
서리가 다 녹은
휴일 아침 할 일없다
산적한 일상엔 흥미없다
스팸 문자도 아침 나절엔 없다
날 오라는 곳도 없고
가고 싶은 곳도 없다
지난 밤 가을비 치고는 제법내렸는지
물에 젖은 찬바람은 아침을 씻어낸다
십일월 찬비에 피멍든 잎 떨구어 내고
푸르던 잔디 빛깔 하루가 다르게 빠져
십일월은 누구라도 물러서듯 쓸쓸하다
빈속에 한잔의 술은
온 살을 저미는 듯 하다
나무가 소리내는 건
바람이 스치울 때라
뿌리가 있어
옮길 수 없는 시간
바람에 띄우나니
봄날의 송화가루
이 가을 어디선가 흐를꺼라
천년뒤 DNA에도 남겨지기에
바람이 잠든 시간
플라스틱병 소주 640mm
바닥이 보인다
껍데기엔 ‘맛있는 참’이라 적혔다
욕 나온다!
세상을 지 멋대로 매겨놓았구나
소주가 맛있다 할 것이 아니다
그저 취하고 싶어 마시는 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