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얼지 않는 강바닥에
겨울바람 쓸려간 자국
그 쓸쓸한 기슭에
남겨진 지난 여름 홍수 물자국
황토물 가득 넘치며 내지르던 강물은
아득한 시간이 되어 기억 되고
여름날은
쓸려 간 것일까
흘러간 강물이라
겨울
얼지 않는 강바닥에
겨울바람 쓸려간 자국
그 쓸쓸한 기슭에
남겨진 지난 여름 홍수 물자국
황토물 가득 넘치며 내지르던 강물은
아득한 시간이 되어 기억 되고
여름날은
쓸려 간 것일까
흘러간 강물이라
더는 푸르를 수 없지만
아직 마르지 않은 살이라
차거움에 호흡은 멎었지만
아직 막히지 않는 물기 어린 줄기라
얼마의 때가 남았을까
저무는 노을마다 하루를 세는 날이
길게 뉘어서라도 세우고 싶은 밤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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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은 익숙해지지 않는다 기다렸은 기억되지 않는다 가을은 깊어가고 시간은 다만 마른 잎 떨구어 흩어낸 어즈러움을 미안하다 시간이여 |
오름의 턱받이에 텁텁한 물기는
쥐어짜면 금방이라도 흐를 것 같다
넘어서는 오름에 불어오는 바람은
갓 씻어낸 가슴에 물기 훔치는 듯하다.
오름이라
바람이 씻어 만들었나 보다
뭉글뭉글 너울대며 스며드는 부드러움이
상기된 가슴 보다 더 한 것 같다